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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날의 필터링     안녕하세요, 저는 성남시단기청소년쉼터(여자)에 입소해 있는 안00라고 합니다. 저는 가정 폭력 피해자이며 그 이유로 쉼터에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입소했을 때 담당 선생님과 한 상담에서 저는 그저 죽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지나치게 오랜 세월을 일방적인 폭력에 노출된 상태로 살아왔기에 저는 제 감정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다만 우울했고 다만 무기력했으며 다만 죽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쉼터에 온 첫 일주일, 저는 여태껏 제가 검정색 필터를 끼운 채 세상을 암울하게 바라보고 있었음을 알았습니다. 저는 가정이라는 이름의 우울 공장에서 말 그대로 도망쳐 나왔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발걸음하기 싫어 족히 10년은 여행 가는 사람 마냥 이민 가방을 바리바리 싸들고서요. 저는 그만큼의 기력을 발휘한 제 자신을 보듬어주고 싶었습니다. 우울 공장에서 매일 뻐끔 뻐끔 우울을 뱉어내던 저는 그곳을 나와서 제 눈 앞을 가리던 검정색 필터를 벗어 하늘에 붙였습니다. 그리고 하고 싶었던 것 하나 둘을 이루기 시작했지요. 글을 다시 쓰자. 절실했던 나날을 배경으로 다시금 넘실대는 낱말 조각을 손에 쥐었습니다. 적어도 3년 뒤엔 자립을 하자. 무기력하던 제가 발 닿는 대로 면접을 봐 아르바이트에 합격했습니다. 살고 싶은 사람이 되자. 담당 선생님과의 두 번째 상담에서 저는 울면서 말했습니다. 좀 덜 죽고 싶어졌으면 좋겠어요.   그 다음 세 번째 상담, 저는 눈 반짝이며 “쌤 저 살 거예요” 자신있게 이야기했습니다. 세상을 암울하게 보게 만들던 검정 필터는 제 인생의 밤하늘이 되었고, 하나...
admin 2020.09.15 Votes 0 Views 2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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