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날우리집에서 생활한 지 올해로 6년차인 리는 재능이 많은 친구입니다. 특히 예술 부분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췄습니다. 웬만한 악기는 다 연주할 줄 압니다. 현재는 교회에서 찬송가 반주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는 반주와 노래를 연습한다고 하면서 피아노를 치고 노래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 줍니다. 평창올림픽 전야제 때는 올림픽 관계자들이 함께하는 만찬장에서 그룹홈 대표로 합창을 했습니다. 몇 년 동안 연말마다 공연을 여러 번 했었는데도 이번만큼은 긴장이 되고 설렜다고 합니다.

이렇듯 감성이 풍부한 친구지만 자존감이 낮아서 같이 생활하는 가족들을 많이 힘들게 합니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누구한테나 날카롭게 말을 하고 특히 어린 동생들한테는 마음이 아플 정도로 심하게 말을 합니다. 게다가 욕심이 과하고 질투도 많이 합니다. 어린 아이들한테 필요한 물건을 사 주면 본인한테는 필요하지 않아도 사 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런 행동을 일상생활처럼 하던 아이가 조금씩 아주 조금씩 변해가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고맙다.’ 혹은 ‘미안하다.’는 표현을 하면 자신이 상대방보다 낮아지고, 승부를 가리는 것이 아닌데도 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좀처럼 그런 표현을 하지 않던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들어 쑥스러워 하면서도 자주 하려고 노력합니다. 어린 동생들도 부드럽게 대합니다. 특히 집의 규칙을 아무렇지 않게 어기면서도 너무 당당해서 선생님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귀가가 늦어지면 미리서 전화를 하고 들어와서는 진정성 있게 이유를 설명합니다. ‘늦어서 죄송하다.’는 인사 또한 빼놓지 않습니다.

현재 여상 2학년에 재학하고 있는데 진로를 정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가지고 있는 자격증도 없고 학기 중에 결석을 많이 해서 학교에서는 취업을 적극적으로 시켜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특기를 살려서 수시전형으로 대학 진학을 하려고 하는데 그 또한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본인이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대학에 진학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했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원하는 대학에 가고 싶다고 합니다.

6년여 동안 생활하면서 이제 새롭게 태어나 걸음마를 시작하는 리에게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